Epilogue. 석양이 깔리기 시작하는 라용의 해변. 아팃은 꽁폽의 어깨에 몸을 기댄 채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이 평온한 시간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꽁폽의 고백을 받고 난 뒤 벌써 석 달, 아직도 방콕은 꽁폽과 저의 연애 사실에 시끌시끌했다. 하이쏘 중의 하이쏘인 꽁폽 수틸락, 카사노바로도 유명했던 그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만나고 있는 연인이라...
6. 그 날로부터 딱 일주일 만에 오션 일렉트릭의 정문 앞에 매끈한 BMW i8이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들어와 정차했다. 누구에게서든 감탄을 자아낼 만 한 멋진 외형만으로도 이미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일부러 보란 듯이 운전석에서 내려 차체에 몸을 기대고 선 꽁폽 때문에, 그의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이미 잔뜩 놀라 굳어버린 아팃은 한참이나 건물 안에서 ...
4. L'Atelier de Joel Robuchon. 읽을 수조차 없는 프랑스어 간판을 올려다보며 아팃의 어깨가 딱딱하게 굳었다. 짙은 청록색의 드레스 셔츠에 슬랙스. 회사에서 오늘 중요한 데이트라도 있냐고 놀림을 받을 만큼 힘줘서 차려 입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이 곳에 들어가기에는 한참 모자란 것만 같은 느낌이다. “P' 아팃?” 도대체 어디서 나타...
3. 꽁폽은 눈 앞, 커다란 벽면에 붙은 ‘산업공학과 Department of Industrial Engineering’라는 표지를 올려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 보려 해도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하아...” 다시 한 번 꽁폽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어이, 농. 아직 어린 학생이...
2. 꽁폽의 3학년 2학기를 다 잡아먹은 인턴 생활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엠을 들들 볶아 아팃의 회사가 바로 저가 인턴으로 결정된 오션 일렉트릭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기뻐했던 것도 잠시, 제 아버지의 회사와 거래를 하는 오션 측에서 저에 대해 모를 리가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탓이었다. 다시 대학교 1학년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1. SSU 경제학부의 미니셀럽, 이라고 하면 최소한 SSU 내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었다. 태국 유력 정치인의 차남이자 정치학부 전설의 졸업생 퍼스트의 동생인 BM, 유명 중견 연예인 커플의 딸이자 전전대 SSU 캠퍼스 스타인 미닛, 그리고 태국 5대 기업 중 하나인 시암 폴리머 그룹의 후계자이자 미닛과 함께 전전대 SSU 캠퍼스 문을 차지한 꽁폽. SSU...
킷, 더 캣(Kit, the cat) “진짜 한다?” “응!” 두근두근. 확고한 제 대답에 손을 들어 올리는 뉴의 몸짓이 슬로우비디오처럼 천천히 크리스의 눈에 박혔다. 그리고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자마자 저보다 조금 높은 곳에 위치했던 뉴의 얼굴이 이제는 한참을 올려다봐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잔뜩 솟아 있다. “먀-,” 제 입에서 나온 소리에 깜짝...
마녀의 심술, 그리고 고양이 싱토는 도무지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처럼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니까, 조금 전까지 저쪽 꽃나무 아래 서 있던 낯선 여자애와 떼이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기묘하리만치 커다란 고양이가 눈만 껌벅이며 앉아 있는 이 상황 말이다. “Ai' 싱토.. 설마 저거...?” 저보다 더 심하게 충격을 받은 얼굴로 입을 쩍 벌린 채 ...
#프렌드.쉽 드디어 지난 번 ‘피라야 프로젝트 2019’에서 발표했던 세 번째 프로젝트, 싱토와 크리스의 온라인 버라이어티쇼 ‘프렌드.쉽(Friend.Ship)’의 첫 촬영 날이었다. 큰 틀은 크리스의 요리와 싱토의 사진이었지만 기본 베이스는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낮에는 각자의 생활을 먼저 촬영하고 저녁 즈음 크리스의 콘도에서 ...
1. OFF 한 달에 두 번 정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GMM 클래스가 있는 날이었다. 프로젝트별 워크숍이 아니라 GMM 소속이라면 누구나 연기든 노래든 춤이든 각자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서 들어가면 되는 것이긴 하지만 일단은 큰 행사가 잡혀 있지 않는 한 대부분 연기 클래스에 모이는 편이었다. 선호도를 떠나 주업이 주업이니만큼 그렇기도 하고 오랜만에 다들 얼굴...
#불효자 “만약 이 차를 지참금으로 준다면, 난 그걸로 좋아.” 크리스의 이 발언이 마이크를 타고 흐른 것은 아시아 최대 쇼핑몰의 위용을 자랑하는 아이콘 시암의 3층, 와타나 존에서 한 핸드폰 업체의 행사가 열리고 있는 도중이었다. 그 행사에 초대된 싱토와 크리스의 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이 그저 지나가던 사람들의 관심까지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크게 3층 곳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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